알로에 수딩젤 하나를 만들기까지, 보이지 않는 시간
2026. 9. 18. 10:00
지난 이야기에서는 인도에서 생활하며
알로에 수딩젤을 자주 찾게 된 이유를 들려드렸습니다.
40도 가까운 더위와 강한 햇빛, 세안 후에도
피부가 당기고 거칠게 느껴졌던 물.
그곳에서 알로에 수딩젤은 피부가 힘들 때
가장 먼저 찾는 제품이 되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직접 화장품을 기획하게 되었을 때,
자연스럽게 한 가지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내가 정말 매일 사용하고 싶은 알로에 수딩젤을 직접 만들어보면 어떨까?” |
하지만 막상 시작해 보니, 좋아하는 원료 하나만으로
제품이 완성되지는 않았습니다.
🌿알로에 함량보다 더 살펴봐야 할 것들
처음에는 저 역시 알로에 함량이 높으면
좋은 수딩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떤 원료를 얼마나 넣을지에
가장 먼저 관심이 갔습니다.
그런데 여러 제품을 사용하고 제조사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매일 쓰는 제품에는
그만큼 중요한 기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 바른 뒤 끈적임이 오래 남지 않는가 ✅ 여러 번 덧발라도 밀리거나 뭉치지 않는가 ✅ 건조한 계절에도 보습감이 충분한가 ✅ 더운 날에도 답답하지 않게 사용할 수 있는가 ✅ 얼굴과 몸에 두루 바르기 편한가 |
결국 제가 찾던 것은 함량이라는 숫자 하나가 아니었습니다.
원료와 처방, 사용감과 제형 안정성이 균형을 이루어
자연스럽게 다시 손이 가는 제품.
그 기준을 세우는 것부터 개발은 시작됐습니다.
💬같은 ‘촉촉함’도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제조사와의 첫 미팅을 앞두고
원하는 사용감을 하나씩 정리했습니다.
“가볍게 발리지만, 금방 건조해지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끈적임은 줄이되, 바른 뒤 촉촉함은 남았으면 합니다.”
“한여름에도, 겨울철 샤워 후에도 편하게 쓰고 싶습니다.”
말로는 간단했지만, 제가 떠올리는 ‘촉촉함’과
연구원이 생각하는 ‘촉촉함’은 항상 같지 않았습니다.
부드럽게 펴 발리고, 흡수된 뒤에는 답답하지 않으면서
편안한 보습감이 남는 것.
그 미묘한 차이를 실제 제형으로 만드는 일이 필요했습니다.
머릿속의 느낌을 구체적인 처방으로 바꾸는 일은,
서로의 기준을 맞춰가는 과정이었습니다.
🧪첫 샘플부터 만족스럽지는 않았습니다
기다리던 첫 샘플을 받았을 때는
제품이 거의 완성된 것처럼 설렜습니다.
손등에 덜어보고, 얼굴과 팔에도 여러 번 발라보았습니다.
하지만 샘플을 사용하고 수정하는 과정에서
아쉬운 점이 하나씩 드러났습니다.
처음에는 촉촉해도 시간이 지나면 건조하게 느껴졌고,
보습감을 높이니 끈적임이 오래 남았습니다.
더 가볍게 조정하면 촉촉함이 부족했고,
제형을 풍성하게 만들면 여름에 쓰기에는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하나를 개선하면 다른 부분이
아쉬워지는 과정이 반복됐습니다.
‘이 정도면 괜찮지 않을까?’ 싶을 때도 있었습니다.
개발에는 시간과 비용이 계속 들어갔으니까요.
그럴 때마다 인도에서 이 제품을 사용했을 제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 “그때의 내가 이 제품을 받았다면, 정말 만족하며 사용했을까?” |
그 질문이 다시 샘플을 살펴보게 했습니다.
📝“조금만 더 수정해 주세요”
샘플을 받을 때마다 바르는 순간부터
시간이 지난 뒤까지 사용감을 기록했습니다.
얼굴과 팔, 다리에 발랐을 때의 차이,
샤워 후의 보습감, 여러 번 덧발랐을 때 밀리는지도 살폈습니다.
그리고 느낀 점을 제조사에 다시 전달했습니다.
“처음 바를 때의 끈적임을 조금만 줄여주세요.”
“흡수된 뒤에는 보습감이 조금 더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러 번 덧발라도 밀리지 않았으면 합니다.”
물론 모든 요청을 그대로 반영할 수는 없었습니다.
제조사는 원료 수급과 제형의 변화 가능성
대량생산 조건까지 함께 고려해야 했습니다.
한 부분을 조정하면 다른 사용감이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도 들었습니다.
전문가의 판단을 존중하면서도
제가 원하는 기준을 분명히 전달하고,
가능한 방법을 함께 찾았습니다.
제품 개발은 브랜드의 바람과 연구원의 기술이 만나는 지점을 찾아가는 일이었습니다. |
그렇게 만들고, 사용하고, 의견을 나누는 동안 제품은 조금씩
제가 원하던 방향에 가까워졌습니다.
🧴용기까지 편해야, 매일 쓰는 제품이 됩니다
내용물이 어느 정도 완성되어도 고민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어떤 용기에 담아야 일상에서 편하게 사용할 수 있을지도
중요했습니다.
대용량은 펌프와 용기가 안정적으로 결합되는지,
작은 용량은 휴대하기 편하면서 내용물이 잘 나오고
새지 않는지 살펴야 했습니다.
한 번에 적당한 양이 나오는지,
배송 중 손상될 가능성은 없는지도 확인할 부분이었습니다.
예쁜 디자인만큼 중요했던 것은
매일 손에 쥐고 사용하는 순간의 편안함이었습니다.
내용물을 고르는 일부터 마지막 사용까지. 용기 역시
제품 경험의 일부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마지막까지 놓지 않았던 기준
제가 만들고 싶었던 것은 특별한 날에만 꺼내는 화장품이 아니었습니다.
햇빛을 오래 받은 날, 운동이나 야외활동을 마친 뒤,
샤워 후 얼굴과 몸이 건조하게 느껴질 때. 화장대와 욕실에
늘 두고 자연스럽게 찾게 되는 수딩젤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까지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내가 직접, 계속 사용하고 싶은 제품인가?” |
조금 더 빠르게 출시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 질문에 자신 있게 답할 수 있어야 미라클레어의 이름으로
소개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첫 생산을 앞두고
완성된 수딩젤 하나에는 겉으로 보이지 않는 시간이 담겨 있습니다.
원료를 검토하고, 제조사를 만나고, 샘플을 기다리고,
직접 사용하며 다시 의견을 전했던 시간입니다.
좋은 제품은 한 번의 아이디어보다,
질문하고 수정해 온 시간 속에서 만들어진다고 믿습니다.
인도에서 시작된 저의 알로에 이야기는
제조사와 연구원의 손을 거쳐 조금씩 하나의 제품이 되어갔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미라클레어 알로에 수딩젤의
첫 생산을 앞두게 되었습니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기대와 긴장 속에서 마주한
첫 생산 현장과 제품을 세상에 내놓기까지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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